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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예우하는 것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본적인 책무다. 특히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임무를 수행한 특수임무유공자들의 희생은 그 성격상 기록되기 어렵고, 평가 또한 지연되기 쉽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일부 유공자들이 정당한 예우 체계 밖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상이등급 적용의 사각지대다.
국민의힘 김성원 국회의원은 16일, 입증 자료 부족 등으로 국가유공자 상이등급을 받지 못했던 특수임무부상자들을 폭넓게 보호하기 위한「특수임무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상 특수임무부상자로 인정받으려면「국가유공자법」에 따른 상이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1948년부터 2002년 사이 군 첩보부대 등에서 북파공작 등 위험한 특수임무를 수행한 이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가명을 사용하거나 의료기록이 폐기된 경우가 많아, 국가유공자 신체검사를 위한 객관적 입증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상이등급 판정 자체를 받을 수 없었던 상황이다.
특히,「특수임무수행자 보상법」에 따라 이미 장해등급(1~14등급)을 받은 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예우법의 기준이 협소하여 보훈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김 의원은 특수임무부상자의 범위를 기존 상이등급 판정자뿐만 아니라,「특수임무수행자 보상법」에 따라 1~14등급의 장해판정을 받고 특별공로금 등을 지급받은 사람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또한 제6조의2를 신설하여 특수임무사망자와 부상자로 결정된 분들이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전몰군경·전상군경에 준하는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목숨을 걸고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했지만 보안이라는 이유로 치료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 채 수십 년을 기다려온 분들이 있다”며, “국가가 이분들의 희생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합당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훈 사각지대를 메우고 실질적인 예우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대한민국 보훈의 최후보루’로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훈 체계는 신체적·정신적 상이에 대해 등급을 부여하고, 이에 따라 의료·생활·복지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특수임무유공자의 경우 임무의 비밀성, 기록의 제한성, 입증 자료 부족 등으로 인해 상이의 원인과 정도를 명확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결과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도 제도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부여한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불이익이며, 따라서 그 책임 또한 국가에 있다. “증명하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이들이 수행한 임무 자체가 ‘증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상이 인정 과정에서 입증 책임을 완화하거나 전환하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특수임무유공자의 경우, 직무와 상이 간 인과관계를 보다 폭넓게 추정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둘째, 의료적·심리적 평가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비가시적 상이는 현재 기준으로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과거 기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증언, 간접자료, 유사 사례 비교 등 다양한 인정 방식이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다. 특수임무유공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했던 역할의 수행자들이다. 그들이 겪은 상이와 고통 역시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당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다. 상이등급 적용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뒤늦게라도 공정성을 회복하자는 최소한의 조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제도의 문 앞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면, 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부끄러움이다. 국가는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책임져야 할 것을 책임져야 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임무유공자들에게 상이등급 적용을 통해 정당한 예우의 길을 여는 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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