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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공공 재정 운용 방식 역시 혁신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추진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활용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은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국가 재정 시스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실험성과 제도 혁신의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정부 업무추진비를 디지털화폐 및 예금토큰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샌드박스가 추진된다. 재정경제부는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올해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과제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활용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추진하는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국고보조금 시범사업에 이어 디지털화폐 및 예금토큰을 국고금 집행에 활용하는 두 번째 사례로, 블록체인 기반의 재정집행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업무추진비는 정부구매카드(신용·체크카드)로 집행하고 있으며, 심야·주말 등 제한시간에 사용할 때는 사후 소명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행 국고금관리법은 업무추진비 등 관서운영경비를 정부구매카드로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예금토큰 활용에 제한이 있으나, 이번 규제샌드박스 적용으로 예금토큰을 활용한 집행이 가능해져 새로운 지급·결제 방식의 실증 기반을 마련했다.이번 시범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업무추진비를 예금토큰으로 집행할 때 집행 가능 시간과 업종을 사전 설정해 관리함으로써 집행 투명성을 높이고 중개자 없는 결제 구조로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과제는 제도 검토부터 사업자 선정·운영까지 전 과정을 재경부가 직접 추진하는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첫 사례로, 디지털화폐 기반 재정집행 모델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경부는 참여 사업자 선정 절차를 거쳐 관계기관 및 사업자와 협력하면서 실증 범위를 구체화하고 4분기 중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세종시를 중심으로 우선 추진하며,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재정 사업으로 확산하고 관련 법령 정비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국고금 집행은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존의 국고금 집행 과정은 여러 단계의 중개 절차와 수기 또는 분산된 시스템에 의존해 왔다. 이로 인해 집행 과정의 실시간 추적이 어렵고, 행정적 비효율이나 부정 사용 가능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모든 거래 내역이 분산원장에 기록되어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집행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화폐 기반의 집행 시스템은 행정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을 활용하면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자동으로 자금이 집행되도록 설계할 수 있어, 복잡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조금 지급이나 공공사업 대금 정산 과정에서 조건 기반 자동 집행이 가능해지면, 처리 시간 단축과 인력 비용 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의 도입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규제샌드박스가 민간 기업의 혁신 실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사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혁신 과제를 기획하고 이를 실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공공 부문이 단순한 규제자가 아닌 혁신의 주체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화폐와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 선제적 실증을 통해 제도적 리스크를 점검하고, 향후 정책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존재한다. 첫째, 기술적 안정성과 보안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영 환경에서는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둘째, 기존 재정 시스템과의 연계 및 호환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시스템과 단절된 채 운영된다면 오히려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법·제도적 기반 정비가 필요하다.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국고금 집행은 현행 법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은 공공 재정 혁신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이루어지는 이번 시도는 기술과 정책이 결합된 새로운 실험 모델로서, 향후 디지털 정부 구현의 핵심 사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술적·제도적 과제를 면밀히 관리하며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혁신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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